카테고리 없음

니체 철학, 중년의 삶에 주는 깨달음

neopathfinder 2025. 2. 22. 16:15
반응형

어느덧 인생의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40대를 지나 50대로 접어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젊은 시절 품었던 열정과 패기는 희미해지고, 현실적인 문제들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직장에서는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고,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독립할 준비를 합니다. 삶의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때로는 공허함이 밀려오는 시기. 그때 우연히 책장에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발견했습니다.

대학 시절 어렵게 읽다 포기했던 책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마치 니체가 중년이 된 저를 위해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습니다. 니체의 철학이 중년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삶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니체철학과 중년의 도전 이미지

영원회귀, 반복되는 일상 속 의미 찾기

매일 아침 7시,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똑같은 출근길을 걸어갑니다. 지하철에서 늘 마주치는 사람들, 습관처럼 주문하는 아메리카노 한 잔, 그리고 책상 앞에서 반복되는 업무. 이 단조로운 일상이 가끔은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내 삶이 이렇게 흘러가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니체의 ‘영원회귀’ 개념을 접하고 나서 제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니체는 "지금 이 순간이 영원히 반복된다면, 당신은 이 삶을 다시 살겠는가?"라고 묻습니다. 처음에는 이 질문이 두렵게 느껴졌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무한히 살아야 한다면, 이대로 괜찮을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이 질문은 저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오늘 하루를 후회 없이 살고 있는가?’ 만약 이 순간이 다시 반복된다면, 저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그날 이후, 저는 작은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출근길에 새로운 길을 걸어 보았고, 점심시간에는 평소 가던 식당이 아닌 새로운 곳을 찾아갔습니다. 업무 중에도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집중해 보았습니다. 이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서 삶이 조금씩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매일이 똑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출근길에 하늘을 한 번 더 바라보며, 커피 한 모금을 더 천천히 마시면서 ‘지금 여기 (Now and Here)’을 음미하려고 합니다.

힘에의 의지, 도전과 성장을 멈추지 않기

직장 생활 20년 차, 이제는 안정적인 위치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안정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게 되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젊었을 때는 모르는 일이 생기면 열정적으로 파고들었지만, 이제는 ‘굳이 새로운 걸 배워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니체는 ‘힘에의 의지(Wille zur Macht)’를 강조하며, 인간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나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가?"

얼마 전,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습니다. 익숙한 업무를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과연 맞는 선택일까?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니체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너의 삶을 사랑하라."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결국 프로젝트를 맡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었지만, 점점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면서 다시 열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니체가 말한 ‘힘에의 의지’는 세속적 야망이 아니라, 자신을 성장시키고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숭고한 삶의 태도입니다.

초인 사상, 나만의 가치 찾기

중년이 되면 주변의 기대와 사회적 역할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니체는 ‘초인(Übermensch)’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가치관을 넘어 나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그 꿈을 접었습니다. 직장과 가정, 사회적 책임 속에서 개인적인 취미를 즐기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니체는 말합니다. "너 자신이 되어라." 저는 정말 저 자신으로 살고 있었을까요? 나로서 산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요? 

어느 날, 오랜만에 노트북을 열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그저 저를 위한 글이었습니다. 어릴 때의 그 설렘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제는 글쓰기가 저만의 시간을 찾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니체의 초인 사상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남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가치를 찾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결론: 니체가 가르쳐 준 것들

니체를 읽으며 저는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 영원회귀: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
  • 힘에의 의지: 나이와 관계없이 도전하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 초인 사상: 사회적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는 것.

이제 저는 더 이상 반복되는 일상을 지루하게 느끼지 않습니다.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며, 작은 도전이라도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께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삶이 영원히 반복된다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으신가요? 만약 아니라면, 지금 무엇을 바꾸고 싶으신가요? 니체는 우리에게 답을 주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그 질문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합니다.

 

드넓은 대지 위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자연인으로서 서 있는 나 자신을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그 상상 속의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문해 봅니다. 니체 역시 자신의 철학이 하나의 이정표로 남겨지기를 거부했을 것입니다. 이 역시 하나의 정답이고 틀이며 구속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는 우리가 질문하는 자로서 우리 자신이 되길, 그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고 실천해 보길, 그것으로 이미 충분하다고 말 해줄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도 니체가 던진 질문을 곱씹으며, 새로운 하루를 의연하게 시작해 봅니다.